오늘은 지난번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 지역 위스키인 글렌피딕과 더 글렌리벳 위스키 브랜드에 이어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의 위스키 증류소로 매년 매출 및 판매량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모렌지(GLENMORANGIE)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글렌모렌지 증류소 만의 특징과 역사 그리고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렌모렌지(GLENMORANGIE)에 대해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북부 테인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1843년 윌리엄 매더슨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글렌모렌지의 이름은 윌리엄 매더슨이 사랑했던 평화로운 땅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며 스코틀랜드의 고대 언어인 게일어로 글렌모렌지는 평온의 계곡을 의미합니다. 글렌모렌지는 다른 증류소와 달리 숙련된 한정 인원으로 위스키 생산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데 이를 테인의 16인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이는 고든 L 스마트가 증류소 관리자로 임명되고 50년 동안 일하면서 그와 함께 오랫동안 일하면서 풍부한 위스키 제조 경험과 유서 깊은 기술을 제공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증류소 관리자인 에드워드탐이 이끄는 '24 Distillers of Tain'이 있다고 하며 그는 2022년 권위 있는 위스키 매거진 Icons of Whisky Awards에서 올해의 글로벌 증류소 관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글렌모렌지 증류소는 윌리엄 매더슨이 1843년에 지은 후부터 계속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다가 1887년 증류소를 완성하게 되고 스코틀랜드 내에서 가장 목이 긴 5.14M 증류기를 갖게 됩니다. 참고로 이 증류기는 기린과 같은 높이이며 그래서인지 글렌모렌지의 마스코트 동물은 기린입니다. 실제로도 기린 보호 사업에 많이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목이 긴 증류소의 장점은 구리와 맞닿는 시간이 길어져 과일 향이 많이 나고 황과 같은 성분은 걸러진다고 합니다. 또한 무거운 기체가 증류기를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고 아래로 떨어져 재증류되기 때문에 가볍고 섬세한 스피릿만을 뽑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글렌모렌지는 2004년 LVMH가 인수하게 됩니다. 인수 후 LVMH는 대대적으로 글렌모렌지를 리브랜딩 합니다. 조금은 구식인 라벨을 다시 만들게 되고 제품의 이름도 라산타, 퀸타 루반, 넥타도르와 같이 바꾸게 됩니다. LVMH사가 글렌모렌지를 인수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글렌모렌지의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숙성중인 오크통을 꺼낸 후 다른 종류의 오크통으로 옮겨 담은 뒤 일정 기간 마무리 숙성하는 것을 추가 숙성 혹은 피니싱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일반화되어 있지만 옛날에는 혁신적인 방법이었고 발베니와 더불어서 손꼽히는 곳이 글렌모렌지라고 합니다. 글렌모렌지는 1980년대 중반부터 마무리 숙성 실험을 시작해서 1987년에는 쉐리 오크통에서 18개월 추가 숙성한 글렌모렌지 1963년을 출시하게 되고 해당 제품의 뒷 라벨을 보면 “finished”라는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피니싱이란 용어도 탄생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러한 피니싱 기법의 전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현대에는 셰리 캐스크에서 피니싱을 한 라산타 12년,포트 캐스크에서 피니싱을 한 퀸타 루반 14년, 소테른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한 넥타 도르와 같은 제품을 핵심 제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정규 제품군
1. 글렌모렌지 더 오리지널 10년(GLENMORANGIE THE ORIGINAL 10 YEARS OLD)
: 증류기에서 이중 증류된 후 디자이너 캐스크를 포함하여 1~2차까지 미국 버번위스키 캐스크에서 10년 숙성되었습니다. 40도 도수의 술로 상위 라인업 혹은 한정판들은 피니싱(추가 숙성)을 거쳐 출시되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입니다. 부드러운 톤과 섬세한 맛이 특징이며, 감귤류의 향과 오렌지부터 꿀, 크리미한 바닐라, 복숭아 향까지 여러 겹의 감미로운 풍미가 도는 술입니다.
2. 글렌모렌지 더 라산타 12년(GLENMORANGIE THE LASANTA 12 YEARS OLD)
: 버번을 담았던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에서 10년간 숙성 과정을 거친 후 블렌드는 스페인산 올로로소 또는 PX 셰리주가 들어 있던 고급 통에서 옮겨져 피니싱 과정을 거친 위스키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위스키에 적절한 정도의 단맛, 풍부한 스파이시함 그리고 매혹적인 질감과 향을 불어넣습니다. 가벼운 황갈색의 색으로 빨간색, 주황색, 보라색의 끝없는 지평선과 함께 일몰의 색을 담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위스키라고 합니다.
3. 글렌모렌지 더 퀸타 루반 14년(GLENMORANGIE THE QUINTA RUBAN 14 YEARS OLD)
: 퀸타 루반은 버번을 담았던 통에서 처음 숙성되어 부드러운 과일향이 나고 포르투갈 최고의 영지에서 엄선된 루비 포트 파이프로 옮겨져 피니싱 과정을 거친 위스키로 새로운 깊이와 벨벳 같은 질감, 대담한 초콜릿 맛이 특징입니다. 또한 다양한 향과 풍부한 입맛을 강조하기 위해 비냉각 여과를 거칩니다. 퀸타 버번은 다크 민트 초콜릿과 세비야 오렌지가 백단향과 호두와 어우러지며 후추의 스파이시한 피니시로 마무리됩니다.
4. 글렌모렌지 더 넥타도르 16년(GLENMORANGIE THE NECTAR 16 YEARS OLD)
: 깊이 있고 크리미 한 느낌을 주기 위해 버번통에서 14년 동안 숙성된 부드러운 원액을 선택해 달콤한 화이트 와인 통에 2년 동안 피니싱 과정을 거친 위스키입니다. 프랑스산 소테른과 몽바질락 캐스크 통은 페이스트리, 브리오슈, 머랭, 구운 사과의 호화로운 향을 위스키에 배게 합니다. 그 후 헝가리산 토카지 통에서 화이트 초콜릿, 아몬드, 벌집 맛을 추가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다양한 향을 입힌 것은 빌 럼스덴 박사가 프랑스 제과점에 들어갔던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디저트와 같은 다양성을 지닌 위스키를 만들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넥타도르 16년은 베이킹 브리오슈, 구운 살구, 바닐라 푸딩, 구운 아몬드 그리고 약간의 초콜릿 트러플 향이 나며, 여운이 길고 오래 지속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5. 글렌모렌지 더 인피니타 18년(GLENMORANGIE THE INFINITA 18 YEARS OLD)
: 버번을 담았던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일부를 스페인산 올로로소 셰리통으로 옮겨져 추가 3년 숙성된 위스키입니다. 미국산 오크통은 건포도 같은 셰리주이 단맛과 균형을 이루고 올로로소 통은 맛있는 생동감을 제공합니다. 허니드 골드 색상을 띠며 톡 쏘는 캐러맬 감귤 향이 인동동굴,수선화, 자스민이 혼합된 꽃 향과 결합하여 달콤한 향이 납니다.
6. 글렌모렌지 19년(GLENMORANGIE 19 YEARS OLD)
: 글렌모렌지 19년은 다른 나라의 목재를 이용한 추가 숙성 등을 하지 않고 버번을 담았던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에서 완전히 숙성시킨 위스키입니다. 버번 배럴은 글렌모렌지 증류소를 위해 특별하게 심은 나무로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시트러스 향과 강렬하고 크리미 한 질감에 토피, 버터 캔디, 멘톨과 함께 사과, 살구, 톡 쏘는 오렌지의 은은한 단맛이 더해진 위스키입니다.
7. 글렌모렌지 시그넷(GLENMORANGIE SIGNET)
: 볶은 맥아로 만든 스피릿을 사용하여 1년에 단 한 번 증류기에서 만들어지는 몰트 증류주를 이용합니다. 최종 블렌드는 셰리통에서 추가 숙성된 달콤한 위스키와 그을린 새 오크통에서 나온 매콤하고 훈훈한 위스키 그리고 시그넷의 시그너처 깊이를 제공하는 가장 오래된 글렌모렌지 위스키를 결합하여 만들어집니다. 짙은 호백색을 띠며 씁쓸한 모카와 다크 초콜릿, 구운 헤이즐넛 그리고 부드러운 버터스카치의 맛이 나고 커피, 생강, 계피가 다크 초콜릿과 티라미수에 녹아 함께 어우러진 향이 납니다.
한정판 제품군
위에 설명 드린 제품은 정규 제품 라인업이며, 프라이빗 에디션과 면세점 전용 라인업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프라이빗 에디션은 한정판으로 매년 다양한 숙성 방식과 숙성연수로 만들어진 위스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식 사이트에 소개된 한정판 제품을 몇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도쿄(GLENMORANGIE A TALE OF TOKYO)
2023년 샌프란시스코 세계 주류 콩쿠르에서 더블 골드를 수상한 위스키이며, 일본산 미즈나라 오크통에서 부분 숙성된 원액과 셰리통과 버번통에서 숙성된 원액을 결합하여 만든 위스키입니다. 밝고 대담한 맛과 부드러운 단맛이 결합되었고 후추, 씁쓸한 체리, 오렌지향 그리고 달콤한 오크 향이 결합되었으며 붉은 청동빛을 띱니다.
2.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더 포레스트(GLENMORANGIE A TALE OF THE FOREST)
: 글렌모렌지 어 테일 오브 더 포레스트 위스키는 산림 식물을 사용하여 보리를 숙성해 만든 글렌모렌지 최초의 위스키입니다. 무성하고 매력적인 허브향과 소나무, 노간주나무, 고수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